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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환변호사/칼럼

[기고글]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사의 단상 [최진환변호사]


[기고글]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분양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변호사의 단상


재판에 계류중인 사건에 대한 변호사의 생각을 칼럼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스스로 고개를 갸웃하게 되긴 하지만, 어차피 재판이라고 하는 것이 견해와 입장 차이로 인한 논란이 항시 있을 수 밖에 없는 영역이고, 법률에 대한 해석·적용은 언제나 문리적 해석·적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법정책적 판단, 다른 말로는 정치적 판단이 녹아 있을 수 밖에 없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재판에 계류중이라는 이유만으로 변호사의 견해를 어디에도 피력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필자는 최근 인천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의 일명 ‘영종하늘도시’ 아파트를 분양받은 분양자들의 집단소송을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종하늘도시는 인천국제공항과 가까운 인천시 중구 운남동 일대 19.3㎢에 아파트, 주상복합, 단독주택 등 총 4만5천가구를 지어 인구 12만명을 수용하고자 하는 신도시급 개발사업으로서 면적 규모에서 9.3㎢에 9만명을 수용할 예정인 판교신도시나 15.7㎢ 규모의 일산신도시(인구 28만명)보다 큰 사업입니다.

정부와 인천시는 영종하늘도시가 위치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를 인천국제 공항과 연계해 자족 기능을 갖춘 공항복합도시로 건설한다는 목표 아래 업무, 관광, 물류, 상업 등에 관한 다양한 시설을 유치했습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국내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투자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 계획한 주요 프로젝트들 거의 모두가 무산되었고, 현재에도 개발사업이 전혀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향후 전망 마저도 대단히 불투명하고 어두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영종하늘도시 아파트를 분양한 회사들은 영종하늘도시를 포함한 인천 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내 개발사업들이 이미 차질을 빚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 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내 각종 개발사업들에 관한 핑크빛 전망을 적극적으로 내세워 주택청약통장가입자들과 특별공급대상자들을 포함한 일반국민들의 청약과 분양계약 체결을 유도함으로써 그 피해를 아파트 수분양자들에게 떠넘기기 위한 소위 ‘밀어내기식 분양’을 강행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영종하늘도시는 그 사업부지내 아파트들은 골조공사가 이미 완공된 상태로 우뚝 서서 당장 내년 7월부터 시작되는 입주를 기다리고 있지만, 정작 그 주변은 허허벌판인 황무지 상태입니다. 그런데 그것은 단순한 황무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신천지를 이룬다던 각종 개발계획들이 무산되어 언제 또다른 개발계획이 수립되고 또 언제나 착공이 이루어질지를 전혀 가늠할 수 없고, 적어도 이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것은 확실한 그런 황무지입니다.

그로인해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건설회사들의 적극적인 홍보로 분양 당시에 기대했던 영종하늘도시 아파트의 재산적 가치는 현재 온데간데 찾아볼 수가 없는 상태이고, 그 뿐만이 아니라 당장 내년부터 입주가 시작되지만 아파트 입주자들이 교육·문화·의료·교통 등 정상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기반시설(인프라) 조차 전혀 조성되어 있지 않은 지경입니다.

결국, 현재 7~8천여 세대에 이르는 인천 중구 운남동 일대 영종하늘도시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소송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지 않으면 인천 경제자유구역 영종지구 개발사업들이 좌초됨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심히 불안정하고 억울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는, 대한민국 정부나 인천시 등 개발주체들이 경제논리가 아닌 정치논리로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개별사업자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태만히 하고, 단위사업시행자 중 하나인 LH공사가 사업의 목적과 공공성에 관한 방향을 잃고 자사의 이윤에 몰두하는 도덕적 해이 등이 겹쳐 발생된 인재이며, 건설회사의 밀어내기식 분양의 이면에는 아파트사업을 통해 개발사업의 비용을 충당하려는 관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개발행정이 함께 자리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