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종하늘도시의 전경

입주를 한달 앞둔 영종하늘도시 대규모 아파트공사 및 부지조성공사 현장은 여전히 사막 한가운데서 포클레인이 땅을 파는 황량한 모습 그 자체였다. 4일 오후 2시, 하늘도시내 한라비발디 입주민 50여명이 '개발계획 제대로 이행하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인천지법에서 나온 재판부 판사들의 현장검증을 지켜봤다.

하늘도시에선 7월부터 동보아파트를 비롯해 9월에는 한라비발디, 한양수자인, 우미린, 현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차례로 입주하게 된다. 그러나 하늘도시 입주민들은 기약없이 '고립된' 도시생활을 감수해야 한다. 7개단지 아파트 중심부에 위치한 상업부지는 아예 팔리지 않았다. 입주민들은 병원은 고사하고 슈퍼마켓도 없는 생활을 해야 한다. 아파트단지내 상가도 분양공고가 났거나 분양이 됐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약국은 물론 병원과 생필품 판매소, 아이를 맡길 어린이집조차 없는 곳에서 생활해야 할 상황이다.

오는 2학기에 개교하는 중학교는 아파트 단지와 무려 6㎞이상 떨어져 있다. 아파트 인근 소방서 및 파출소 등 공공용지의 매각도 이뤄지지 않아 화재시에는 4㎞ 떨어져 있는 영종 운남지구에서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긴급출동이 불가능하다. 하늘도시 입주민들이 생필품 구입과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공항신도시나 운남지역으로 원정을 가야 한다. 아파트 단지 중앙부에 위치한 체육공원과 도심근린공원은 아예 황무지 상태로 있다. 하늘도시내 최대공원인 해안도로 수변공원은 발주조차 내지 못했다.

▲ 인천시 중구 영종도 영종하늘도시내 한라비발디 입주민들이 입주금지 가처분소송을 진행중인 가운데 4일 오후 인천지법 판사들이 현장검증을 실시하고 있다./차흥빈기자

나홀로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선 이유는 LH가 당초 하늘도시 기반시설 사업기간을 2년 연장하면서 비롯됐다.

당초 올 6월에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기반시설도 완료키로 했으나 아파트 입주는 분양조건에 걸려있어 시기를 연기할 수 없고, 자체 기반시설공사만 연장하면서 공사판 한가운데에 아파트를 남기게 된 것이다.

이들 아파트 단지는 모두 소송에 휘말려있다. 이날 인천지법 재판부의 현장검증은 한라비발디 입주민들이 제기한 '입주금지 가처분소송'의 절차였다. 다른 아파트 단지의 소송은 현재 1심이 끝나고 2심을 기다리고 있다.

입주민들은 기반시설의 문제점 외에 당초 약속키로 한 개발계획, 즉 제3연륙교 문제와 밀라노시티개발, 브로드웨이 조성 등 각종 개발사업이 무산되면서 아파트 입주 원인이 사라졌다면서 손해배상소송도 함께 벌이고 있다.

이날 3시간30분 가량 진행된 법원의 현장검증에서 입주민들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화평 최진환 변호사는 "당초 LH 및 아파트 시행사 등이 영종 용유지역의 각종 프로젝트를 홍보해 이를 보고 분양받은 입주자들의 기대 및 재산가치가 하락됐다"고 말했다.

/차흥빈기자